2번 · 곤괘

중지곤

重地坤

땅처럼 넓게 받아들이고 길러 주며, 앞서기보다 따르는 데서 힘을 얻는 괘

  • 받아들임
  • 포용
  • 따름
  • 두터운 덕
  • 길러 냄
원판에서 보기

괘의 구성과 이름

중지곤: 같은 곤괘(땅)가 위아래로 겹쳐 거듭 중(重)을 붙였어요.

64괘의 정식 이름은 위 괘의 자연 + 아래 괘의 자연 + 괘 이름으로 지어요. 8괘의 자연 상징을 훈음(예: 하늘 천 天)으로 읽고, 그 음을 이름에 넣습니다. 위아래가 같은 괘면 ‘거듭 중(重)’을 붙여요.

괘사卦辭 · 괘 전체에 붙은 말

원문

坤:元亨,利牝馬之貞。君子有攸往,先迷後得主,利。西南得朋,東北喪朋。安貞,吉。

독음

곤 원형 이빈마지정 군자유유왕 선미후득주 이 서남득붕 동북상붕 안정 길

번역

곤은 크게 형통하니, 암말의 곧음이 이롭다. 군자가 갈 곳이 있을 때 앞서면 헤매고 뒤따르면 주인을 얻으니 이롭다. 서남쪽에서는 벗을 얻고 동북쪽에서는 벗을 잃는다. 편안히 곧음을 지키면 길하다.

대상전大象傳 · 괘의 모습에서 배우기

원문

地勢坤,君子以厚德載物。

독음

지세곤 군자이후덕재물

번역

땅의 형세가 곤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싣는다.

위아래가 모두 땅(곤)입니다. 땅은 높은 산과 낮은 골짜기, 풀과 나무, 사람과 짐승을 가리지 않고 모두 받쳐 줍니다. 무엇이 올라와도 밀어내지 않고 묵묵히 실어 나르는 너그러움이 이 괘의 장면입니다. 두터운 덕이란 남을 받아들이고 버텨 줄 수 있는 넉넉한 품을 뜻합니다.

쉬운 풀이

곤괘는 여섯 효가 모두 음효로 이루어져 건괘와 짝을 이루는 괘입니다. 건이 시작하게 하는 힘이라면 곤은 그것을 받아 길러 내는 힘입니다. 괘사에 나오는 암말은 힘이 세면서도 무리를 따라 멀리 가는 동물로, 순하면서도 꾸준한 성질을 보여 줍니다. ‘앞서면 헤매고 뒤따르면 주인을 얻는다’는 말은 늘 남 뒤에 숨으라는 뜻이라기보다, 자기 역할이 받쳐 주는 쪽일 때 억지로 앞장서려 하지 말라는 조언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여섯 효는 서리를 밟으며 다가올 얼음을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해, 꾸밈없는 바탕의 힘, 재능을 품고 드러내지 않는 지혜, 입을 닫고 조심하는 때, 겸손한 높은 자리, 그리고 음이 지나치게 커져 용과 싸우는 위험까지 보여 줍니다. 받아들이는 힘은 약함이 아니라, 묵묵히 버티며 다른 것을 자라게 하는 또 하나의 굳셈입니다.

일상에 비추어 보기

  • 팀에서 보조 역할을 맡았다면, 그 자리를 작게 여기지 말고 다른 사람이 일하기 좋은 바탕을 만드는 데 마음을 써 보세요.
  • 작은 갈등의 조짐이 보일 때 크게 번지기 전에 미리 대화를 나누는 것이 서리를 보고 얼음을 대비하는 일입니다.
  • 내 생각을 말하기 전에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보는 연습을 해 보세요.

오늘의 질문

다른 사람을 받쳐 주는 자리에서 나는 어떤 힘을 발휘하고 있나요?

여섯 효아래(초효)에서 위(상효)로

초육初六

아래에서 첫 번째 효

履霜,堅冰至。

이상 견빙지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이르게 된다.

곤괘의 가장 아래 자리, 음이 처음 생겨나는 때입니다. 가을에 서리를 밟으면 머지않아 단단한 얼음이 어는 겨울이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은 조짐 속에 앞으로 커질 흐름이 이미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나쁜 버릇이나 작은 오해도 처음에는 서리처럼 가볍지만, 그대로 두면 얼음처럼 굳어 버립니다. 지금 보이는 작은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사소해 보이는 변화나 신호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 번 더 들여다봅니다.
스스로에게 묻기
요즘 내 생활에서 작지만 계속 반복되고 있는 신호가 있나요?

육이六二

아래에서 두 번째 효

直方大,不習无不利。

직방대 불습무불리

곧고 반듯하고 크니, 익히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

아래 괘의 가운데 자리에 음효가 바르게 놓여, 곤괘의 덕을 가장 잘 보여 주는 효로 꼽힙니다. 땅이 곧게 뻗고 네모반듯하며 넓은 것처럼, 마음이 곧고 행동이 반듯하면 일부러 꾸미거나 애써 익히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일이 풀린다는 뜻입니다. 기교보다 바탕이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억지로 무언가를 배워 덧붙이기 전에, 이미 지닌 정직함과 성실함을 믿어 보라고 권합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더 많은 요령을 찾기보다, 지금 지닌 정직함과 성실함을 그대로 지켜 봅니다.
스스로에게 묻기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로도 충분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육삼六三

아래에서 세 번째 효

含章可貞。或從王事,无成有終。

함장가정 혹종왕사 무성유종

아름다움을 머금으니 곧게 지킬 만하다. 혹 왕의 일을 따르게 되면, 이룬 공을 내세우지 않아도 끝맺음이 있다.

아래 괘의 맨 위, 음효가 양의 자리에 있습니다. ‘장’은 무늬, 곧 안에 품은 재능이나 아름다움을 뜻합니다. 재능이 있어도 굳이 드러내지 않고 안에 품고 있는 것이 바르다는 말입니다. 공동의 일을 맡게 되면 공을 자기 것으로 내세우지 않되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내라고 합니다. 오늘날로 치면 이름을 앞세우지 않고 팀의 일을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내 공을 드러내는 일보다 맡은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데 마음을 둡니다.
스스로에게 묻기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해내고 싶은 일이 있나요?

육사六四

아래에서 네 번째 효

括囊,无咎无譽。

괄낭 무구무예

주머니 끈을 묶으니, 허물도 없고 칭찬도 없다.

위 괘의 첫 자리로, 높은 자리 가까이에 있어 말과 행동이 쉽게 눈에 띄는 곳입니다. 주머니 입구를 끈으로 꽉 묶듯 말을 아끼고 자신을 드러내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면 칭찬을 받을 일도 없지만 탈이 날 일도 없습니다. 상황이 불안하거나 판단이 어려울 때는 굳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보다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지혜일 수 있습니다. 침묵이 늘 정답은 아니지만, 때로는 가장 안전한 선택입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말하고 싶은 마음이 앞설 때, 지금 꼭 필요한 말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봅니다.
스스로에게 묻기
지금 말을 보태기보다 잠시 입을 닫는 편이 나은 자리는 어디인가요?

육오六五

아래에서 다섯 번째 효

黃裳,元吉。

황상 원길

누런 치마이니, 크게 길하다.

위 괘의 가운데, 높은 자리에 음효가 있습니다. 누런색은 땅의 색이자 가운데를 뜻하는 색이고, 치마는 몸의 아래를 덮는 옷입니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화려하게 위에 나서지 않고, 가운데를 지키며 낮은 곳을 감싸는 모습입니다. 겸손한 태도 안에 아름다움이 배어 있으니 크게 길하다고 합니다. 힘이 있는 자리일수록 부드럽고 겸손한 태도가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목소리를 낮추고 다른 사람을 감싸는 쪽을 택해 봅니다.
스스로에게 묻기
내가 가진 영향력을 겸손하게 쓰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상육上六

아래에서 여섯 번째 효

龍戰于野,其血玄黃。

용전우야 기혈현황

용이 들판에서 싸우니, 그 피가 검고 누렇다.

곤괘의 맨 꼭대기, 음의 기운이 끝까지 차오른 자리입니다. 받아들이고 따르던 음이 지나치게 커져 양과 맞서게 되자, 용이 들판에서 싸우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검은색은 하늘, 누런색은 땅의 색이니 하늘과 땅이 함께 상처를 입는다는 뜻입니다. 순하던 것도 한계를 넘어서면 충돌이 생기고, 그 싸움에서는 어느 쪽도 온전히 이기지 못한다는 경고로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참고 맞춰 주던 마음이 한계에 이르렀다면, 터지기 전에 솔직하게 이야기할 길을 찾아봅니다.
스스로에게 묻기
오래 참아 온 감정이 다툼으로 번지기 전에 꺼내 놓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용육 用六

전통 점법에서 여섯 효가 모두 변할 때 읽는 별도 구절입니다. 이 앱의 384효사 추첨 대상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利永貞。

이영정

길이 곧음을 지키는 것이 이롭다.

용육은 곤괘의 여섯 효가 모두 변할 때를 위한 별도의 말로, 384효와는 따로 다룹니다. 음이 모두 변하면 양으로 바뀌게 되는데, 그때에도 오래도록 바름을 지키라고 당부합니다. 부드럽게 따르던 힘이 굳센 힘으로 바뀌는 순간에도 처음의 바른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아야 할 중심이 있다는 점을 일깨웁니다.

앞뒤 괘와 이어 읽기

서괘전 序卦傳

有天地,然後萬物生焉。盈天地之間者唯萬物。

하늘과 땅이 있은 뒤에 만물이 생겨나니, 하늘과 땅 사이를 가득 채우는 것은 오직 만물이다.

현대적 연결 · 편집 해석

서괘전은 건과 곤을 따로 풀지 않고 둘을 하늘과 땅으로 묶어 만물의 근원으로 삼습니다. 곤은 그중 땅, 곧 생명이 뿌리내리는 바탕입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앞의 건괘가 시작하려는 의지라면 곤괘는 그것을 받아 현실로 길러 내는 토양이고, 다음의 둔괘는 그 땅에서 처음 싹이 트며 겪는 진통입니다.

이야기로 이어 읽기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길잡이로 삼은 이 앱의 편집 관점입니다.

해석과 판본의 차이

괘사의 ‘先迷後得主利’는 정이·주희처럼 ‘뒤에 하면 얻으니 이로움을 주관한다(先迷後得,主利)’로 끊어 읽기도 하고, 「문언전」의 ‘後得主而有常’을 근거로 ‘뒤에 주인을 얻으니 이롭다’로 읽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뒤의 읽기를 따랐습니다.

출처와 검토 상태

  • 『주역』 경문(괘사·효사) — 통행본(왕필본·『주역전의』 계열) 원문.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상전(대상전) — 각 괘의 ‘象曰’ 구절 가운데 괘 전체의 상을 풀이한 대상(大象).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서괘전 — 64괘가 이어지는 차례를 설명한 역전(易傳).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의 원 편집부 번역·풀이 — 한국어 독음·번역·쉬운 풀이·질문·이야기 연결은 이 앱을 위해 새로 작성한 글입니다. 생성 도구의 도움을 받은 초안이며, 공개 출시 전에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야 합니다.

검토 전 초안입니다.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 다듬어질 예정이에요. 콘텐츠 버전 2026.11.07-draft.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