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감
重水坎험한 구덩이가 거듭되는 때, 물처럼 믿음을 지키며 멈추지 않고 흘러갈 길을 찾습니다.
- 험난함
- 믿음
- 물
- 거듭 익힘
- 꾸준함
괘의 구성과 이름
중수감: 같은 감괘(물)가 위아래로 겹쳐 거듭 중(重)을 붙였어요.
64괘의 정식 이름은 위 괘의 자연 + 아래 괘의 자연 + 괘 이름으로 지어요. 8괘의 자연 상징을 훈음(예: 하늘 천 天)으로 읽고, 그 음을 이름에 넣습니다. 위아래가 같은 괘면 ‘거듭 중(重)’을 붙여요.
괘사卦辭 · 괘 전체에 붙은 말
習坎:有孚,維心亨,行有尙。
독음습감 유부 유심형 행유상
번역거듭된 험난함이니, 믿음이 있어 오직 마음이 형통하므로 나아가면 높임이 있다.
대상전大象傳 · 괘의 모습에서 배우기
水洊至,習坎;君子以常德行,習敎事。
독음수천지 습감 군자이상덕행 습교사
번역물이 거듭 이르는 것이 습감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덕행을 한결같이 하고 가르치는 일을 거듭 익힌다.
위아래가 모두 물입니다. 물이 한 구덩이를 채우고 넘쳐 다음 구덩이로, 또 그다음으로 쉬지 않고 흘러가는 장면입니다. 물은 험한 곳을 만나도 멈추거나 모양을 탓하지 않고, 차오를 때까지 채운 뒤 다시 흘러갑니다. 군자는 이 꾸준함을 본받아 덕을 한결같이 지키고, 배우고 가르치는 일을 되풀이해 익힙니다.
쉬운 풀이
감(坎)은 구덩이, 험난함, 물을 뜻합니다. 이 괘는 물이 위아래로 겹쳐 있어 ‘습감(習坎)’, 곧 험난함이 거듭된다고 부릅니다. 위아래 소성괘 모두 양효 하나가 두 음효 사이에 빠져 있는 모양이라, 굳센 것이 어려움 속에 갇힌 형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괘사는 이런 때에 ‘믿음이 있어 마음이 형통하다’고 말합니다. 바깥 상황은 험해도 마음속의 믿음과 중심은 막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은 구덩이를 만나면 그것을 다 채운 뒤에야 넘어가고, 넘어간 뒤에도 본성을 잃지 않습니다. 어려움을 한 번에 건너뛰려 하기보다 눈앞의 구덩이를 하나씩 채우며 꾸준히 흘러가는 태도가 길을 냅니다. 또 ‘습(習)’에는 거듭 익힌다는 뜻도 있어, 반복되는 어려움이 오히려 우리를 단련하는 배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험난함을 피할 수 없을 때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지를 묻는 괘입니다.
일상에 비추어 보기
- 어려움이 연달아 닥칠 때, 전체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오늘 넘을 수 있는 한 가지만 정해 보세요.
- 힘든 시기에도 매일 지키는 작은 습관 하나를 정해,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도록 해 보세요.
-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면 그 과정을 기록해, 거듭되는 어려움을 배움의 재료로 바꿔 보세요.
오늘의 질문
험한 시기를 지날 때 내가 끝까지 붙들고 싶은 믿음은 무엇인가요?
여섯 효아래(초효)에서 위(상효)로
초육初六
아래에서 첫 번째 효
習坎,入于坎窞,凶。
습감 입우감담 흉
거듭된 험난함 속에서 구덩이 속의 구덩이로 들어가니 흉하다.
맨 아래의 음효로, 험난함의 가장 깊은 바닥에 놓인 자리입니다. 음이라 힘이 약하고 위에서 호응해 줄 짝도 없습니다. 효사는 구덩이 안에서도 더 깊은 구덩이로 빠져 들어가는 모습을 그립니다. 어려움에 익숙해진 나머지 빠져나올 길을 찾지 않고 더 깊이 가라앉는 상태입니다. ‘흉’은 이대로 머물면 헤어나기 어렵다는 경고이니, 지금 어디에 빠져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첫걸음이 됩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힘든 상황에 길들어 더 깊이 가라앉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알아차려 봅니다.
- 스스로에게 묻기
- 익숙해져서 오히려 벗어나려 하지 않는 어려움이 있나요?
구이九二
아래에서 두 번째 효
坎有險,求小得。
감유험 구소득
구덩이에 험함이 있으나 작은 것을 구하면 얻는다.
아래에서 두 번째 양효로, 아래 물의 가운데에 빠져 있지만 굳세고 중심을 잃지 않았습니다. 아직 험난함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효사는 그렇기에 큰 것을 바라지 말고 작은 것을 구하면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한 번에 상황을 뒤집으려 하기보다 지금 가능한 작은 진전을 쌓아 가라는 뜻입니다. 작은 성취가 모여 마침내 구덩이를 벗어날 발판이 됩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큰 해결책을 기다리기보다 오늘 이룰 수 있는 작은 진전에 만족하고 다음을 준비합니다.
- 스스로에게 묻기
- 지금 손에 잡을 수 있는 작은 진전은 무엇인가요?
육삼六三
아래에서 세 번째 효
來之坎坎,險且枕,入于坎窞,勿用。
내지감감 험차침 입우감담 물용
오고 가는 곳마다 구덩이이고, 험한 데다 기대어 누운 듯 깊으니 구덩이 속의 구덩이로 들어간다. 쓰지 말라.
아래에서 세 번째 음효로, 아래 물의 끝과 위 물의 시작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음이 양의 자리에 있어 바르지 않고, 앞으로 가도 뒤로 물러나도 구덩이입니다. 효사는 험한 곳에 기대어 누운 듯 꼼짝할 수 없는 처지를 그리며 ‘쓰지 말라’고 합니다. 이럴 때 섣불리 움직이면 더 깊이 빠질 뿐이니, 함부로 애쓰기보다 멈추어 때를 기다리라는 뜻입니다. 움직이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임을 보여 줍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어느 쪽으로 움직여도 막혀 있을 때는 서두르지 않고 잠시 멈추어 상황을 지켜봅니다.
- 스스로에게 묻기
- 애쓸수록 더 꼬이는 일이 있다면, 잠시 손을 놓아 볼 수 있나요?
육사六四
아래에서 네 번째 효
樽酒簋貳,用缶,納約自牖,終无咎。
준주궤이 용부 납약자유 종무구
한 동이 술과 두 그릇 밥을 질그릇에 담아 들창으로 소박하게 들이니, 마침내 허물이 없다.
아래에서 네 번째 음효로, 바른 자리에 있으며 바로 위의 구오와 가까이 닿아 있습니다. 험난한 때라 격식을 갖춘 큰 예물을 마련할 수 없으니, 술 한 동이와 밥 두 그릇을 소박한 질그릇에 담아 정문이 아닌 들창으로 건넵니다. 효사는 이렇게 하면 마침내 허물이 없다고 합니다. 어려운 때에는 화려한 형식보다 진심을 담은 소박한 방법이 마음을 통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격식을 다 갖추지 못하더라도 진심을 담아 가장 소박한 방법으로 다가갑니다.
- 스스로에게 묻기
- 형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뤄 둔 진심 어린 연락이 있나요?
구오九五
아래에서 다섯 번째 효
坎不盈,祗旣平,无咎。
감불영 지기평 무구
구덩이가 아직 가득 차지 않았으나 이미 평평해지는 데 이르렀으니 허물이 없다.
아래에서 다섯 번째 양효로, 위 물의 가운데이자 바른 자리에 있습니다. 험난함이 아직 다 끝나지는 않아 구덩이가 가득 차지 않았지만, 물이 거의 평평하게 차올라 넘어갈 때가 가까워졌습니다. 효사는 이 상태를 허물이 없다고 합니다.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조급해하지 말고, 차오르는 흐름을 믿고 중심을 지키라는 뜻입니다. 끝이 보일 때 서두르다 넘치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게 합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끝이 가까워 보일수록 서두르지 않고 남은 과정을 차분히 채워 갑니다.
- 스스로에게 묻기
- 거의 다 왔다는 생각에 마무리를 서두르고 있지는 않나요?
상육上六
아래에서 여섯 번째 효
係用徽纆,寘于叢棘,三歲不得,凶。
계용휘묵 치우총극 삼세부득 흉
검은 노끈으로 묶어 가시덤불 속에 두니, 삼 년이 지나도 벗어나지 못해 흉하다.
맨 위의 음효로, 험난함이 끝까지 이른 자리입니다. 효사는 굵은 끈에 묶여 가시덤불로 둘러싸인 곳에 갇힌 모습을 그립니다. 옛날 옥을 가시나무로 둘렀던 데서 온 비유로 풀이됩니다. 험난함의 끝에서도 바른 길을 찾지 못하고 고집을 부리면 오랫동안 벗어나기 어렵다는 경고입니다. ‘삼 년’은 정확한 기간보다 오랜 시간을 뜻하니, 스스로를 묶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합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나를 묶어 두고 있는 생각이나 습관이 무엇인지 하나씩 이름 붙여 봅니다.
- 스스로에게 묻기
- 오랫동안 나를 붙잡아 둔 생각을 풀어 볼 용기가 있나요?
앞뒤 괘와 이어 읽기
物不可以終過,故受之以坎。坎者,陷也。
만물은 끝까지 지나칠 수 없으므로 감으로 받았다. 감은 빠짐이다.
28번 대과에서 넘친 무게는 결국 어딘가에 빠지게 됩니다. 감괘는 지나침 뒤에 찾아오는 험난함 속에서 믿음을 지키며 길을 찾는 단계입니다. 빠진 것은 다시 붙들 곳을 찾게 되니, 다음 30번 리괘의 ‘붙음’과 밝음으로 이어집니다.
이야기로 이어 읽기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길잡이로 삼은 이 앱의 편집 관점입니다.
해석과 판본의 차이
육사는 ‘樽酒簋貳,用缶’로 끊어 ‘술 한 동이와 밥 두 그릇을 질그릇에 담는다’로 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樽酒簋,貳用缶’로 끊어 읽는 옛 풀이도 있습니다. 구오의 祗는 판본에 따라 祇로도 적으며, ‘이미 평평함에 이르다’와 ‘다만 평평해지기만 하면’으로 풀이가 갈립니다.
출처와 검토 상태
- 『주역』 경문(괘사·효사) — 통행본(왕필본·『주역전의』 계열) 원문.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상전(대상전) — 각 괘의 ‘象曰’ 구절 가운데 괘 전체의 상을 풀이한 대상(大象).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서괘전 — 64괘가 이어지는 차례를 설명한 역전(易傳).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의 원 편집부 번역·풀이 — 한국어 독음·번역·쉬운 풀이·질문·이야기 연결은 이 앱을 위해 새로 작성한 글입니다. 생성 도구의 도움을 받은 초안이며, 공개 출시 전에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야 합니다.
검토 전 초안입니다.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 다듬어질 예정이에요. 콘텐츠 버전 2026.11.07-draft.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