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택규
火澤睽서로 어긋나고 엇갈리는 때에, 다름 속에서 통하는 길을 작은 일부터 찾는 지혜를 말합니다.
- 어긋남
- 다름
- 오해
- 화해
- 작은 일부터
괘의 구성과 이름
화택규: 위 리괘의 불(火) + 아래 태괘의 못(澤) + 규
64괘의 정식 이름은 위 괘의 자연 + 아래 괘의 자연 + 괘 이름으로 지어요. 8괘의 자연 상징을 훈음(예: 하늘 천 天)으로 읽고, 그 음을 이름에 넣습니다. 위아래가 같은 괘면 ‘거듭 중(重)’을 붙여요.
괘사卦辭 · 괘 전체에 붙은 말
睽:小事吉。
독음규 소사길
번역규는 작은 일에는 길하다.
대상전大象傳 · 괘의 모습에서 배우기
上火下澤,睽。君子以同而異。
독음상화하택 규 군자이동이이
번역위는 불이고 아래는 못인 것이 규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같으면서도 다르게 한다.
위는 불, 아래는 못입니다. 불은 위로 타오르고 물은 아래로 흘러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갑니다. 함께 있지만 서로 등을 돌린 모습입니다. 군자는 이를 보고 큰 뜻은 같이하되 각자의 다름은 지킵니다. 모두를 똑같게 만들려 하지 않고,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장면입니다.
쉬운 풀이
규괘는 ‘서로 어긋난다’는 뜻입니다. 위의 불은 위로, 아래의 못은 아래로 향하니 함께 있으면서도 서로 반대쪽을 봅니다. 전통적으로는 한집에 사는 두 딸이 각자 다른 곳으로 시집갈 뜻을 품은 모습으로도 풀이합니다. 그런데 괘사는 ‘작은 일에는 길하다’고 합니다. 크게 어긋난 때에 큰일을 한꺼번에 이루기는 어렵지만, 작은 일부터 맞춰 가면 길이 열린다는 뜻입니다. 대상전은 ‘같으면서도 다르게 한다’고 말합니다. 다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한 채 함께할 바탕을 찾는 것입니다. 효사에는 잃은 말이 저절로 돌아오고, 골목에서 주인을 만나며, 의심 때문에 상대를 귀신 실은 수레로 잘못 보았다가 활을 내려놓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긋남의 많은 부분이 오해에서 비롯된다는 것, 그리고 의심을 거두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일상에 비추어 보기
- 의견이 크게 엇갈린 동료와는 큰 결론을 두고 다투기 전에 함께 동의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맞춰 보세요.
- 가족과 생각이 다를 때 상대를 나와 똑같이 만들려 하기보다, 다른 채로 함께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 누군가를 의심하는 마음이 들 때, 내가 본 것이 사실인지 내 해석인지 한 번 구분해 보세요.
오늘의 질문
다르다는 이유로 멀어진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무엇일까요?
여섯 효아래(초효)에서 위(상효)로
초구初九
아래에서 첫 번째 효
悔亡,喪馬勿逐,自復;見惡人,无咎。
회망 상마물축 자복 견악인 무구
뉘우침이 없어진다. 말을 잃어도 쫓지 말라, 스스로 돌아온다. 악한 사람을 만나 보아도 허물이 없다.
초구는 어긋남이 막 시작되는 맨 아래 자리입니다. 떠나간 말을 억지로 쫓으면 더 멀리 달아나지만, 그냥 두면 제 발로 돌아옵니다. 어긋난 관계도 다그치지 않고 기다리면 회복될 여지가 생깁니다. 또 껄끄러운 사람을 피하기만 하지 말고 만나 보아야 허물을 면한다고 합니다. 상전은 이를 허물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풉니다. 거리를 두되 문을 닫지는 않는 태도입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멀어진 관계를 억지로 붙잡기보다, 만남의 문은 열어 둔 채 조용히 기다려 보세요.
- 스스로에게 묻기
- 쫓아갈수록 멀어지는 관계에서 잠시 손을 놓아 볼 수 있을까요?
구이九二
아래에서 두 번째 효
遇主于巷,无咎。
우주우항 무구
골목에서 주인을 만나니 허물이 없다.
구이는 아래 괘의 가운데에 있는 양효로, 위의 육오와 응하는 사이입니다. 그러나 서로 어긋난 때라 정식으로 문을 열고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골목길에서 마주치듯 자연스러운 자리에서 만납니다. 상전은 그것이 도리를 잃은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공식적인 길이 막혔을 때 비공식적이고 편안한 자리에서 대화를 시작하는 것도 바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정식 자리에서 풀리지 않는 이야기는 산책이나 차 한잔 같은 편안한 자리에서 꺼내 보세요.
- 스스로에게 묻기
- 막힌 대화를 다시 열 수 있는 편안한 자리는 어디일까요?
육삼六三
아래에서 세 번째 효
見輿曳,其牛掣,其人天且劓,无初有終。
견여예 기우체 기인천차의 무초유종
수레가 뒤로 끌리고 그 소가 가로막히며, 그 사람은 이마에 먹물을 새기고 코를 베이는 형벌을 받는다. 처음은 없으나 끝은 있다.
육삼은 음효가 양의 자리에 있고, 앞뒤의 강한 양효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위의 짝인 상구에게 가려 하지만 뒤에서는 수레를 끌어당기고 앞에서는 소를 막아 세웁니다. 이마와 코에 형벌을 받는 것처럼 상처와 수모까지 겪습니다. 그래도 효사는 ‘처음은 없으나 끝은 있다’고 말합니다. 시작은 꼬이고 험해도 바른 짝을 향한 뜻을 놓지 않으면 끝내는 만나게 된다는 뜻입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시작부터 꼬이는 일이 있어도 방향이 옳다면 쉽게 포기하지 말고 끝을 보세요.
- 스스로에게 묻기
- 처음의 어려움 때문에 너무 빨리 포기하려는 관계나 일이 있나요?
구사九四
아래에서 네 번째 효
睽孤,遇元夫,交孚,厲无咎。
규고 우원부 교부 려무구
어긋나 외로우니 착한 사내를 만나 서로 믿으면,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다.
구사는 두 음효 사이에 끼어 있고 아래로 응하는 짝도 없어 외롭습니다. 이때 같은 양효인 맨 아래의 초구를 착한 사내로 만나 서로 믿음을 나눕니다. 처지가 위태롭더라도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한 사람이 있으면 허물이 없다고 합니다. 상전은 그 뜻이 행해진다고 덧붙입니다. 외로움의 해답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깊이 믿을 수 있는 한 사람일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외로울 때 관계를 넓히기보다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한 사람과의 관계를 깊게 해 보세요.
- 스스로에게 묻기
- 내가 외로울 때 솔직하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육오六五
아래에서 다섯 번째 효
悔亡,厥宗噬膚,往何咎?
회망 궐종서부 왕하구
뉘우침이 없어진다. 그 짝이 살을 깨물듯 가까이 합하니, 나아간들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육오는 높은 가운데 자리에 있는 부드러운 음효로, 아래의 구이와 응합니다. 어긋남의 때라 후회가 있을 법하지만, 짝인 구이가 부드러운 살을 깨물듯 쉽게 다가와 하나가 되니 후회가 사라집니다. 상전은 나아가면 경사가 있다고 말합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이 다가올 때 높은 자리나 체면을 이유로 머뭇거리지 말고 함께 나아가라는 뜻입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먼저 다가오는 손길이 있다면 체면을 내려놓고 기꺼이 맞잡아 보세요.
- 스스로에게 묻기
- 다가오는 화해의 신호를 내가 놓치고 있지는 않나요?
상구上九
아래에서 여섯 번째 효
睽孤,見豕負塗,載鬼一車,先張之弧,後說之弧,匪寇婚媾,往遇雨則吉。
규고 견시부도 재귀일거 선장지호 후탈지호 비구혼구 왕우우즉길
어긋나 외로우니, 돼지가 진흙을 뒤집어쓰고 귀신이 수레 가득 실려 있는 것을 본다. 먼저는 활을 당기다가 나중에는 활을 내려놓는다. 도적이 아니라 혼인할 짝이니, 가서 비를 만나면 길하다.
상구는 어긋남의 끝에 있는 강한 양효로, 의심이 극에 달해 외로운 자리입니다. 짝인 육삼을 보고도 진흙투성이 돼지나 귀신을 가득 실은 수레처럼 잘못 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활을 겨누지만, 다시 보니 도적이 아니라 혼인할 짝이라 활을 내려놓습니다. 비는 음과 양이 만나 응어리가 풀리는 상징입니다. 상전은 여러 의심이 사라진다고 풉니다. 의심이 만든 괴물을 걷어 내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상대가 적처럼 보일 때, 그 모습이 사실인지 내 의심이 만든 그림인지 다시 확인해 보세요.
- 스스로에게 묻기
- 의심을 내려놓고 다시 보면 달리 보일 사람이 있나요?
앞뒤 괘와 이어 읽기
家道窮必乖,故受之以睽。睽者,乖也。
집안의 도리가 다하면 반드시 어긋나므로 규괘로 받았다. 규는 어긋남이다.
가인괘에서 가까운 관계의 질서를 세웠다면, 규괘는 그 질서가 느슨해질 때 생기는 엇갈림을 다룹니다. 어긋남을 제때 풀지 못하면 어려움이 쌓이게 되니, 다음 건괘는 길이 막히고 발이 묶이는 때를 이야기합니다.
이야기로 이어 읽기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길잡이로 삼은 이 앱의 편집 관점입니다.
해석과 판본의 차이
육삼의 ‘天’은 이마에 먹물을 새기는 형벌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머리카락을 자르는 형벌로 보는 설도 있습니다. 상구의 ‘後說之弧’를 ‘後說之壺(나중에는 술병을 내놓는다)’로 쓴 옛 판본이 있어 뜻이 달라집니다. 육오의 ‘厥宗’은 같은 무리, 곧 응하는 구이를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출처와 검토 상태
- 『주역』 경문(괘사·효사) — 통행본(왕필본·『주역전의』 계열) 원문.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상전(대상전) — 각 괘의 ‘象曰’ 구절 가운데 괘 전체의 상을 풀이한 대상(大象).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서괘전 — 64괘가 이어지는 차례를 설명한 역전(易傳).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의 원 편집부 번역·풀이 — 한국어 독음·번역·쉬운 풀이·질문·이야기 연결은 이 앱을 위해 새로 작성한 글입니다. 생성 도구의 도움을 받은 초안이며, 공개 출시 전에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야 합니다.
검토 전 초안입니다.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 다듬어질 예정이에요. 콘텐츠 버전 2026.11.07-draft.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