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택리
天澤履호랑이 꼬리를 밟는 듯한 자리에서도 예의와 조심성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길을 생각합니다.
- 예의
- 조심스러운 실천
- 분수
- 위험 속 걸음
괘의 구성과 이름
천택리: 위 건괘의 하늘(天) + 아래 태괘의 못(澤) + 리
64괘의 정식 이름은 위 괘의 자연 + 아래 괘의 자연 + 괘 이름으로 지어요. 8괘의 자연 상징을 훈음(예: 하늘 천 天)으로 읽고, 그 음을 이름에 넣습니다. 위아래가 같은 괘면 ‘거듭 중(重)’을 붙여요.
괘사卦辭 · 괘 전체에 붙은 말
履虎尾,不咥人,亨。
독음이호미 부질인 형
번역호랑이 꼬리를 밟아도 호랑이가 사람을 물지 않으니 형통하다.
대상전大象傳 · 괘의 모습에서 배우기
上天下澤,履;君子以辯上下,定民志。
독음상천하택 리 군자이변상하 정민지
번역위는 하늘이고 아래는 못인 것이 리이다. 군자는 이를 보고 위아래를 분별하여 백성의 뜻을 안정시킨다.
위에는 하늘(건), 아래에는 못(태)이 있습니다. 하늘은 높고 못은 낮아 각자의 자리가 분명하지만, 못은 기쁘고 부드러운 태도로 하늘을 따릅니다. 서로의 자리와 역할을 분명히 알 때 사람들의 마음이 안정된다는 장면입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역할과 경계를 존중하는 질서가 신뢰를 만든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쉬운 풀이
리(履)는 ‘밟다’, ‘걷다’라는 뜻이며, 예(禮)를 몸으로 실천한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괘의 모습은 기뻐하는 못(태)이 강한 하늘(건) 뒤를 따라가는 형상이고, 괘사는 이를 ‘호랑이 꼬리를 밟는’ 장면으로 그립니다. 강한 상대 바로 뒤를 걷는 위험한 처지인데도 호랑이가 물지 않는 까닭은 부드럽고 예의 바른 태도 때문입니다. 리괘는 위험을 무조건 피하라고 하기보다, 위험한 자리에서도 조심스럽고 공손하게 걸으면 길이 열린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육삼처럼 자기 능력을 넘어 무리하면 물린다는 경고도 함께 담았습니다. 걸음 하나하나가 곧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리괘는 일상의 행동 예절과 자기 분수를 돌아보게 합니다.
일상에 비추어 보기
- 까다로운 상사나 고객을 대할 때, 맞서기보다 예의와 정확함을 지키며 한 걸음씩 신뢰를 쌓아 보세요.
- 새로운 역할을 맡았을 때 내 능력이 닿는 범위를 정직하게 살피고, 그 안에서 차근차근 실천해 보세요.
오늘의 질문
지금 조심스럽게 걸어야 할 자리에서 내가 지키고 있는 예의와 분수는 무엇인가요?
여섯 효아래(초효)에서 위(상효)로
초구初九
아래에서 첫 번째 효
素履往,无咎。
소리왕 무구
꾸밈없는 걸음으로 나아가니 허물이 없다.
맨 아래의 양효는 걸음의 출발점입니다. ‘소리(素履)’는 흰 바탕 그대로의 걸음, 곧 꾸밈이나 계산 없이 본래 마음대로 걷는 것을 뜻합니다. 아직 높은 자리나 명성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순수한 뜻을 그대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원문은 이렇게 나아가면 허물이 없다고 합니다. 처음의 담백한 동기를 지키는 것이 이후 모든 걸음의 바탕이 됩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남의 눈을 의식한 꾸밈보다 처음 품었던 소박한 뜻을 그대로 실천하는 태도를 살펴보세요.
- 스스로에게 묻기
- 지금 하는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담백한 이유를 기억하고 있나요?
구이九二
아래에서 두 번째 효
履道坦坦,幽人貞吉。
이도탄탄 유인정길
걷는 길이 평탄하니, 그윽한 사람이 바름을 지키면 길하다.
둘째 양효는 하괘 가운데에 있어 치우침 없이 걷습니다. 그 앞의 길은 평평하고 넓습니다. 그런데 원문은 이 길을 걷는 사람을 ‘유인(幽人)’, 곧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지내는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남의 인정이나 화려한 자리를 좇지 않고 자기 길을 담담히 걸을 때 평탄함이 유지된다는 뜻입니다. 길이 편할수록 마음이 들뜨기 쉬우니, 조용한 바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일이 순조로울 때일수록 드러내기보다 조용히 제 길을 지키는 태도를 살펴보세요.
- 스스로에게 묻기
- 누가 보지 않아도 꾸준히 지키고 있는 나만의 바른 습관이 있나요?
육삼六三
아래에서 세 번째 효
眇能視,跛能履,履虎尾,咥人,凶。武人爲于大君。
묘능시 파능리 이호미 질인 흉 무인위우대군
눈이 성치 않은데 잘 본다 여기고, 다리가 성치 않은데 잘 걷는다 여기며 호랑이 꼬리를 밟으니, 호랑이가 사람을 물어 흉하다. 용맹만 믿는 무인이 큰 임금 노릇을 하려는 격이다.
셋째 효는 음효인데 양의 자리에 있고, 하괘의 맨 위에서 양효들 사이에 홀로 끼어 있습니다. 힘이 부족하면서도 스스로를 과신하는 모습입니다. 원문은 이를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잘 본다 여기고, 성치 않은 다리로 잘 걷는다 여기는 것에 빗댑니다. 그렇게 호랑이 꼬리를 밟으니 결국 물리고 맙니다. ‘무인이 임금 노릇을 하려 한다’는 말은 용기만 믿고 감당할 수 없는 자리를 차지하려는 태도를 가리킵니다. 흉하다는 말은 자기 한계를 인정하지 않으면 다친다는 경고입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의욕이 앞설 때 내 능력과 준비가 실제로 어디까지인지 정직하게 따져 보세요.
- 스스로에게 묻기
- 지금 내 역량을 넘어서 무리하게 떠안고 있는 일은 없나요?
구사九四
아래에서 네 번째 효
履虎尾,愬愬,終吉。
이호미 색색 종길
호랑이 꼬리를 밟았으나 두려워하며 삼가니 마침내 길하다.
넷째 양효는 강한 구오 바로 아래, 곧 호랑이 꼬리 바로 뒤에 있는 자리입니다. 육삼과 똑같이 호랑이 꼬리를 밟았지만 결과는 다릅니다. ‘색색(愬愬)’은 두려워하며 조심하는 모습입니다. 강한 힘을 가졌지만 그 힘을 믿고 날뛰지 않고, 위험을 알기에 삼가며 걷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슬아슬해도 끝내 길하게 됩니다. 두려움을 부끄러워하기보다 신중함의 근거로 삼는 지혜를 보여 줍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위험을 느낄 때 그 두려움을 무시하지 말고, 더 꼼꼼히 살피는 계기로 삼아 보세요.
- 스스로에게 묻기
- 지금 느끼는 긴장감이 나에게 어떤 신중함을 요구하고 있나요?
구오九五
아래에서 다섯 번째 효
夬履,貞厲。
쾌리 정려
결단하여 걸으니, 바르게 하더라도 위태롭다.
다섯째 양효는 가장 높은 가운데 자리로, 강하고 바른 지도자의 위치입니다. ‘쾌리(夬履)’는 망설임 없이 결단하며 걷는 것을 말합니다. 그 결단이 옳더라도 원문은 위태롭다고 경고합니다. 높은 자리에서 자기 판단만을 믿고 거침없이 밀어붙이면, 옳은 일이라도 주변을 살피지 못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단력과 함께 늘 조심하는 마음을 잃지 말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확신이 강할수록 내 결정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닿는지 한 번 더 살펴보세요.
- 스스로에게 묻기
- 옳다고 확신하는 결정을 내릴 때, 다른 의견을 들을 틈을 남겨 두고 있나요?
상구上九
아래에서 여섯 번째 효
視履考祥,其旋元吉。
시리고상 기선원길
걸어온 자취를 살펴 길흉의 징조를 헤아리니, 두루 잘 돌아왔다면 크게 길하다.
맨 위의 효는 걸음의 끝자리입니다.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볼 때입니다. ‘시리고상(視履考祥)’은 자기 발자취를 살피며 잘잘못을 헤아린다는 뜻입니다. ‘기선(其旋)’은 처음과 끝이 어그러짐 없이 한 바퀴 잘 돌아온 모습을 말합니다. 걸음 하나하나가 예에 맞았다면 그 끝은 크게 길합니다. 결과보다 과정 전체를 되돌아보는 성찰을 권하는 효입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일을 마친 뒤 결과만 보지 말고 걸어온 과정 전체를 차분히 되짚어 보세요.
- 스스로에게 묻기
- 최근에 마무리한 일을 처음부터 돌아본다면 가장 잘한 걸음과 아쉬운 걸음은 무엇인가요?
앞뒤 괘와 이어 읽기
物畜然後有禮,故受之以履。
물자가 쌓인 뒤에야 예가 있게 되므로 리괘로 받았다.
소축괘(9)에서 힘과 자원이 조금 쌓였다면, 리괘는 그것을 어떤 태도로 쓰고 어떻게 걸어갈지를 묻습니다. 여유가 생길수록 예의와 절도가 더 필요해집니다. 이렇게 조심스럽게 밟아 온 걸음이 쌓이면 뒤의 태괘(11)에서 위아래가 통하는 평안함으로 이어집니다.
이야기로 이어 읽기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길잡이로 삼은 이 앱의 편집 관점입니다.
해석과 판본의 차이
괘 이름 履는 ‘리’로 표기하지만, 문장 첫머리의 ‘履虎尾’, ‘履道’ 등은 두음 관례에 따라 ‘이’로 읽었습니다. 구사의 ‘愬愬’은 두려워하는 모양으로 ‘색색’이라 읽습니다. 구오의 ‘貞厲’는 ‘바르게 해도 위태롭다’와 ‘결단을 고집하면 위태롭다’로 달리 풀기도 합니다.
출처와 검토 상태
- 『주역』 경문(괘사·효사) — 통행본(왕필본·『주역전의』 계열) 원문.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상전(대상전) — 각 괘의 ‘象曰’ 구절 가운데 괘 전체의 상을 풀이한 대상(大象).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서괘전 — 64괘가 이어지는 차례를 설명한 역전(易傳).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의 원 편집부 번역·풀이 — 한국어 독음·번역·쉬운 풀이·질문·이야기 연결은 이 앱을 위해 새로 작성한 글입니다. 생성 도구의 도움을 받은 초안이며, 공개 출시 전에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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