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 · 태괘

지천태

地天泰

하늘과 땅의 기운이 서로 통해 평안해지는 때, 그 평안을 오래 지키는 마음가짐을 생각합니다.

  • 소통
  • 평안
  • 조화
  • 순환
  • 낮아지는 리더십
원판에서 보기

괘의 구성과 이름

지천태: 위 곤괘의 땅(地) + 아래 건괘의 하늘(天) + 태

64괘의 정식 이름은 위 괘의 자연 + 아래 괘의 자연 + 괘 이름으로 지어요. 8괘의 자연 상징을 훈음(예: 하늘 천 天)으로 읽고, 그 음을 이름에 넣습니다. 위아래가 같은 괘면 ‘거듭 중(重)’을 붙여요.

괘사卦辭 · 괘 전체에 붙은 말

원문

泰:小往大來,吉亨。

독음

태 소왕대래 길형

번역

태는 작은 것이 가고 큰 것이 오니, 길하고 형통하다.

대상전大象傳 · 괘의 모습에서 배우기

원문

天地交,泰;后以財成天地之道,輔相天地之宜,以左右民。

독음

천지교 태 후이재성천지지도 보상천지지의 이좌우민

번역

하늘과 땅이 서로 사귀는 것이 태이다. 임금은 이를 보고 하늘과 땅의 도를 알맞게 마름질하여 이루고, 하늘과 땅의 마땅함을 거들어 백성을 돕는다.

위에 땅(곤), 아래에 하늘(건)이 있습니다. 자연의 위치와 반대로 보이지만, 하늘의 기운은 위로 오르고 땅의 기운은 아래로 내려오니 둘이 가운데서 만나 섞입니다. 위아래가 서로를 향해 움직여 소통하는 장면입니다. 대상전은 지도자가 이 흐름을 잘 다듬고 거들어 사람들의 삶을 받쳐 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쉬운 풀이

태(泰)는 크게 통하여 평안하다는 뜻입니다. 땅이 위에, 하늘이 아래에 있는 모습은 언뜻 거꾸로 보입니다. 그러나 무거운 땅의 기운은 내려오고 가벼운 하늘의 기운은 올라가므로, 둘은 서로를 향해 움직이며 만납니다. 위에 있는 사람이 아래로 낮아지고 아래에 있는 사람의 뜻이 위로 전해지는 관계가 바로 태입니다. 괘사의 ‘작은 것이 가고 큰 것이 온다’는 말은 좁고 막힌 것이 물러나고 크고 열린 것이 다가온다는 뜻입니다. 다만 태괘의 효사들은 평안함에 머물러 안주하지 말라고 거듭 말합니다. 구삼은 ‘평평하기만 하고 기울지 않는 것은 없다’고 하고, 상육에서는 성벽이 무너져 해자로 돌아갑니다. 좋은 때일수록 그것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고 소통과 겸손을 잃지 않는 것이 태를 오래 지키는 길입니다.

일상에 비추어 보기

  • 팀 분위기가 좋을 때 오히려 구성원의 작은 불만이나 의견에 귀 기울여 두면 좋은 흐름을 오래 지킬 수 있습니다.
  • 가족이나 친구와 관계가 편안할 때, 당연하게 여기던 배려를 한 번 더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 보세요.

오늘의 질문

지금 잘 통하고 있는 관계나 일에서, 그 흐름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여섯 효아래(초효)에서 위(상효)로

초구初九

아래에서 첫 번째 효

拔茅茹,以其彙,征吉。

발모여 이기휘 정길

띠풀을 뽑으면 뿌리가 얽혀 함께 뽑히니, 같은 무리와 함께 나아가면 길하다.

맨 아래의 양효는 하괘 세 양효의 첫머리입니다. 띠풀 한 포기를 뽑으면 얽힌 뿌리째 여러 포기가 함께 딸려 나오듯, 초구는 홀로가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함께 움직입니다. 태평한 때가 열리면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 이끌며 함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원문이 ‘나아가면 길하다’고 한 것은 좋은 흐름이 시작될 때 혼자가 아닌 연대의 힘으로 움직이라는 뜻입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좋은 기회가 왔을 때 혼자 앞서기보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는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새로운 시작을 할 때 함께 끌어당기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구이九二

아래에서 두 번째 효

包荒,用馮河,不遐遺,朋亡,得尙于中行。

포황 용빙하 불하유 붕망 득상우중행

거친 것을 감싸 안고, 맨몸으로 강을 건너는 과단성을 쓰며, 멀리 있는 것도 버리지 않고, 사사로운 무리를 짓지 않으니, 가운데 길을 걷는 데 부합한다.

둘째 양효는 하괘의 가운데에서 위의 육오와 호응하여 태평한 시대의 실질적인 일꾼 역할을 합니다. 원문은 네 가지 덕목을 나열합니다. 거칠고 부족한 것까지 너그럽게 감싸 안고, 필요할 때는 맨몸으로 강을 건너듯 과감하게 결단하며, 멀리 있는 사람도 잊지 않고, 끼리끼리 무리 짓지 않습니다. 너그러움과 과단성, 넓은 시야와 공정함이 함께 있을 때 치우치지 않는 ‘가운데 길’에 맞게 됩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포용과 결단, 넓은 시야와 공정함 가운데 지금 내게 가장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내가 속한 모임에서 멀리 있거나 소외된 사람을 잊고 지내지는 않았나요?

구삼九三

아래에서 세 번째 효

无平不陂,无往不復,艱貞无咎。勿恤其孚,于食有福。

무평불피 무왕불복 간정무구 물휼기부 우식유복

평평하기만 하고 기울지 않는 것은 없으며, 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것은 없다. 어려움을 알고 바름을 지키면 허물이 없다. 그 믿음을 근심하지 말라. 먹고 사는 데에 복이 있으리라.

셋째 양효는 하괘의 끝으로, 태평한 흐름이 정점을 지나 바뀌기 시작하는 경계에 있습니다. ‘평평하기만 하고 기울지 않는 것은 없다’는 말은 『주역』 전체를 꿰뚫는 변화의 원리를 짧게 보여 줍니다. 좋은 때는 영원하지 않고 떠난 것은 언젠가 돌아옵니다. 그러니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어려움을 알고 바름을 지키면 허물이 없다고 합니다. 진실함을 잃지 않으면 일상의 소박한 복은 지켜진다는 위로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지금의 좋은 상황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변화에 대비해 바른 기준을 지켜 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좋은 때가 기울기 시작할 때 흔들리지 않도록 내가 붙들고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육사六四

아래에서 네 번째 효

翩翩,不富以其鄰,不戒以孚。

편편 불부이기린 불계이부

가볍게 날아 내려오니, 부유함을 내세우지 않고도 이웃과 함께하며, 따로 일러 경계하지 않아도 믿음으로 따른다.

넷째 음효는 상괘의 첫머리로, 위에 있던 음효들이 아래로 내려와 양효들과 만나기 시작하는 자리입니다. ‘편편(翩翩)’은 새가 가볍게 날아 내려오는 모습입니다. 위에 있는 사람이 체면이나 지위를 내려놓고 가볍게 아래로 다가가는 장면입니다. 재물로 사람을 끌지 않아도 이웃이 함께하고, 따로 다짐을 받지 않아도 서로 믿고 따릅니다. 진심에서 우러난 소통은 굳이 조건을 걸지 않아도 사람을 모은다는 뜻입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지위나 조건을 앞세우지 않고 먼저 가볍게 다가가는 태도를 살펴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체면 때문에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있나요?

육오六五

아래에서 다섯 번째 효

帝乙歸妹,以祉元吉。

제을귀매 이지원길

제을이 누이를 시집보내니, 이로써 복을 얻고 크게 길하다.

다섯째 음효는 존귀한 임금 자리에 부드러운 음이 있는 모습입니다. 원문은 은나라 임금 제을이 누이를 신하에게 시집보낸 옛일을 끌어옵니다. 높은 신분의 사람이 자신을 낮추어 아래 사람과 인연을 맺는 장면입니다. 아래의 구이와 서로 호응하니, 높은 사람이 먼저 몸을 낮출 때 위아래가 진정으로 하나가 된다는 뜻입니다. 오늘날로 옮기면 권한을 가진 사람이 겸손하게 손을 내미는 것이 관계 전체의 복이 된다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내가 더 큰 권한이나 여유를 가진 관계라면 먼저 낮추어 손을 내밀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내가 먼저 몸을 낮추면 더 단단해질 관계가 있나요?

상육上六

아래에서 여섯 번째 효

城復于隍,勿用師,自邑告命,貞吝。

성복우황 물용사 자읍고명 정린

성벽이 무너져 다시 해자로 돌아가니 군대를 쓰지 말라. 자기 고을에서부터 명을 알리니, 고집하면 부끄럽다.

맨 위의 음효는 태평의 끝입니다. 해자의 흙을 파 올려 쌓은 성벽이 무너져 다시 해자로 돌아가듯, 오랜 평안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원문은 이때 군대를 동원해 힘으로 막으려 하지 말라고 합니다. 대신 가까운 고을, 곧 자기 주변부터 다시 다잡으라고 합니다. 이미 기울기 시작한 흐름을 억지로 붙잡으려 고집하면 부끄러움만 남습니다. 끝을 인정하고 가까운 데서부터 차분히 정비하는 것이 다음을 준비하는 길입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무너지기 시작한 일을 힘으로 붙잡기보다 가까운 곳부터 차분히 정리하는 태도를 살펴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끝나 가는 흐름을 억지로 붙들고 있는 일이 있다면, 지금 가까이에서 정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앞뒤 괘와 이어 읽기

서괘전 序卦傳

履而泰,然後安,故受之以泰。泰者,通也。

예를 실천하여 막힘없이 펴진 뒤에야 편안해지므로 태괘로 받았다. 태는 통한다는 뜻이다.

현대적 연결 · 편집 해석

리괘(10)에서 예의를 지키며 조심스럽게 걸어온 끝에, 태괘에서는 위아래가 서로 통하는 평안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통함은 한자리에 영원히 머물지 않습니다. 뒤의 비괘(12)는 바로 그 통함이 막히는 때를 다루니, 태와 비는 한 쌍으로 함께 읽을 때 의미가 깊어집니다.

이야기로 이어 읽기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길잡이로 삼은 이 앱의 편집 관점입니다.

해석과 판본의 차이

구이의 ‘朋亡’은 사사로운 무리를 짓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기도 하고, 벗을 잃더라도 개의치 않는다는 뜻으로 읽기도 합니다. 상육의 ‘貞吝’도 ‘바르게 해도 부끄럽다’와 ‘고집하면 부끄럽다’ 두 갈래로 읽힙니다. 대상전의 ‘財成’은 ‘裁成(마름질하여 이룸)’과 같은 뜻으로 봅니다.

출처와 검토 상태

  • 『주역』 경문(괘사·효사) — 통행본(왕필본·『주역전의』 계열) 원문.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상전(대상전) — 각 괘의 ‘象曰’ 구절 가운데 괘 전체의 상을 풀이한 대상(大象).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서괘전 — 64괘가 이어지는 차례를 설명한 역전(易傳).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의 원 편집부 번역·풀이 — 한국어 독음·번역·쉬운 풀이·질문·이야기 연결은 이 앱을 위해 새로 작성한 글입니다. 생성 도구의 도움을 받은 초안이며, 공개 출시 전에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야 합니다.

검토 전 초안입니다.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 다듬어질 예정이에요. 콘텐츠 버전 2026.11.07-draft.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