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 · 동인괘

천화동인

天火同人

담장 없는 들판에서 사사로움 없이 사람들과 뜻을 모으는 열린 화합의 길을 생각합니다.

  • 연대
  • 공정한 화합
  • 열린 마음
  • 공동체
원판에서 보기

괘의 구성과 이름

천화동인: 위 건괘의 하늘(天) + 아래 리괘의 불(火) + 동인

64괘의 정식 이름은 위 괘의 자연 + 아래 괘의 자연 + 괘 이름으로 지어요. 8괘의 자연 상징을 훈음(예: 하늘 천 天)으로 읽고, 그 음을 이름에 넣습니다. 위아래가 같은 괘면 ‘거듭 중(重)’을 붙여요.

괘사卦辭 · 괘 전체에 붙은 말

원문

同人于野,亨。利涉大川,利君子貞。

독음

동인우야 형 이섭대천 이군자정

번역

들판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니 형통하다.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롭고, 군자가 바름을 지키는 것이 이롭다.

대상전大象傳 · 괘의 모습에서 배우기

원문

天與火,同人;君子以類族辨物。

독음

천여화 동인 군자이류족변물

번역

하늘과 불이 함께하는 것이 동인이다. 군자는 이를 보고 무리를 갈래짓고 사물을 분별한다.

위에 하늘(건), 아래에 불(리)이 있습니다. 불꽃은 위로 타올라 하늘과 같은 방향을 향합니다. 서로 다른 것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하는 장면입니다. 대상전은 이때 무리와 사물을 분별하라고 덧붙입니다. 진정한 화합은 차이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다름을 분명히 알면서 같은 뜻을 찾는 데 있다는 뜻입니다.

쉬운 풀이

동인(同人)은 ‘사람과 함께한다’는 뜻입니다. 위의 하늘과 아래의 불은 모두 위로 향하는 성질이 있어 서로 뜻이 통합니다. 유일한 음효인 육이가 하괘 가운데에서 다섯 양효와 어울리는 모습도 화합을 보여 줍니다. 괘사가 ‘들판에서’ 함께하라고 한 점이 중요합니다. 들판은 담장이 없는 열린 곳이니, 집안이나 같은 패거리처럼 좁은 울타리 안에서만 뭉치지 말고 넓고 공정하게 어울리라는 뜻입니다. 효사를 보면 문밖에서 함께하면 허물이 없지만(초구), 같은 집안끼리만 뭉치면 부끄럽고(육이), 숨어서 경쟁하면 오래 일어서지 못합니다(구삼). 진정한 연대는 큰 어려움을 함께 건널 힘이 되지만, 그 바탕에는 사사로움을 넘어선 바름이 있어야 합니다.

일상에 비추어 보기

  • 새 팀을 꾸릴 때 친한 사람만 부르기보다 목표에 맞는 다양한 사람을 열린 기준으로 모아 보세요.
  • 의견이 다른 사람과 협력해야 할 때, 차이를 먼저 분명히 확인하고 그 위에서 공통의 목표를 찾아보세요.

오늘의 질문

내가 함께하는 모임은 넓은 들판처럼 열려 있나요, 아니면 익숙한 사람끼리만 닫혀 있나요?

여섯 효아래(초효)에서 위(상효)로

초구初九

아래에서 첫 번째 효

同人于門,无咎。

동인우문 무구

문밖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니 허물이 없다.

맨 아래의 양효는 이제 막 집 문을 나서는 사람과 같습니다. 아직 특정한 무리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누구와도 열린 마음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문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친척이나 편한 사람만이 아니라 처음 보는 이들도 포함됩니다. 원문은 이렇게 사사로운 마음 없이 넓게 어울리면 허물이 없다고 합니다. 관계의 출발점에서 문을 열어 두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익숙한 울타리 밖으로 한 걸음 나가 새로운 사람을 열린 마음으로 만나 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최근에 내 익숙한 관계 바깥의 사람과 진지하게 대화해 본 적이 있나요?

육이六二

아래에서 두 번째 효

同人于宗,吝。

동인우종 린

같은 종족끼리만 함께하니 부끄럽다.

둘째 음효는 이 괘의 유일한 음효로 하괘의 가운데에 있습니다. 바르고 중심 잡힌 자리이지만, 위의 구오하고만 짝을 이루려 합니다. 원문은 이를 ‘같은 집안끼리만 어울린다’고 표현합니다. 혈연이나 가까운 무리하고만 뭉치면 당장은 편하지만, 넓은 화합을 이루어야 할 동인의 뜻에는 미치지 못해 부끄럽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사람을 챙기는 마음이 다른 사람을 밀어내는 울타리가 되지 않도록 살펴야 합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가까운 사람을 아끼는 마음이 다른 이를 밀어내는 벽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내가 ‘우리 편’이라고 부르는 범위 밖에 있어서 놓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구삼九三

아래에서 세 번째 효

伏戎于莽,升其高陵,三歲不興。

복융우망 승기고릉 삼세불흥

우거진 풀숲에 군사를 숨겨 두고 높은 언덕에 올라 살피니, 삼 년이 지나도 일어나지 못한다.

셋째 양효는 하괘의 맨 위에서 강하게 버티며, 육이를 차지하려고 위의 구오와 다투려 합니다. 그러나 정면으로 맞설 힘은 없어 풀숲에 군사를 숨기고 높은 언덕에 올라 눈치만 살핍니다. 겉으로는 함께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경쟁심과 의심을 품은 모습입니다. 원문은 그렇게 삼 년이 지나도 일어나지 못한다고 합니다. 숨은 경쟁과 불신은 결국 자신을 오래 묶어 둔다는 경고로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협력하는 관계 속에서 드러내지 못한 경쟁심이나 의심을 품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누군가를 경계하며 지켜보느라 정작 내 일이 오래 멈춰 있지는 않나요?

구사九四

아래에서 네 번째 효

乘其墉,弗克攻,吉。

승기용 불극공 길

그 담장에 올라탔으나 공격하지 못하니 길하다.

넷째 양효도 육이를 얻으려고 다툼에 나서, 이미 담장 위에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끝내 공격하지 않습니다. 힘이 모자라서라기보다 그 다툼이 옳지 않음을 깨닫고 스스로 물러서는 모습으로 읽힙니다. 원문이 이를 길하다고 한 것은, 잘못된 길을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고 멈출 줄 아는 데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시작한 일이라도 옳지 않다고 깨달았다면 돌아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이미 시작한 다툼이라도 옳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멈추고 물러서는 용기를 내 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지금 이기려고 애쓰는 일이 정말 옳은 다툼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있나요?

구오九五

아래에서 다섯 번째 효

同人,先號咷而後笑,大師克相遇。

동인 선호도이후소 대사극상우

사람들과 함께하려 하니, 처음에는 울부짖다가 나중에는 웃는다. 큰 군대로 이겨 내야 서로 만난다.

다섯째 양효는 존귀한 가운데 자리에서 아래의 육이와 바르게 호응하는 짝입니다. 그러나 그 사이를 구삼과 구사가 가로막고 있어 쉽게 만나지 못합니다. 처음에는 울부짖을 만큼 괴롭지만, 큰 힘을 모아 장애를 이겨 낸 끝에 마침내 만나 웃게 됩니다. 진정한 연대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으며, 가로막는 것들을 함께 넘어서는 과정을 거쳐야 단단해진다는 뜻입니다. 눈물 뒤의 웃음이 더 깊습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뜻이 통하는 사람과의 만남이 늦어지더라도, 그 사이의 장애를 넘을 힘을 차근차근 모아 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진심으로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나 사이를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고, 그것을 넘을 방법이 있나요?

상구上九

아래에서 여섯 번째 효

同人于郊,无悔。

동인우교 무회

성 밖 교외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니 뉘우침이 없다.

맨 위의 양효는 무리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교외에 있습니다. 괘사가 말한 넓은 들판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가까운 무리의 다툼에서는 비켜나 있는 자리입니다. 함께하는 사람이 적어 큰 뜻을 이루지는 못해도, 다툼에 휘말리지 않으니 뉘우칠 일은 없습니다. 모든 관계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한 걸음 떨어져 담담하게 지내는 것도 하나의 길이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모든 모임의 중심에 서려 하기보다 한 걸음 떨어져 담담히 지내는 자리도 받아들여 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지금 내가 거리를 두는 관계에서, 그 거리가 나에게 주는 평온은 무엇인가요?

앞뒤 괘와 이어 읽기

서괘전 序卦傳

物不可以終否,故受之以同人。

만물은 끝까지 막혀 있을 수만은 없으므로 동인괘로 받았다.

현대적 연결 · 편집 해석

비괘(12)에서 위아래가 막혀 각자 흩어졌다면, 동인괘는 그 막힘을 넘기 위해 사람들이 다시 마음을 모으는 단계입니다. 함께하는 힘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많은 것이 모여듭니다. 뒤의 대유괘(14)는 그렇게 크게 모인 것을 어떻게 지니고 나눌지를 다룹니다.

이야기로 이어 읽기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길잡이로 삼은 이 앱의 편집 관점입니다.

해석과 판본의 차이

구오의 ‘大師克相遇’는 큰 군대로 구삼·구사를 이긴 뒤 만난다고 풀기도 하고, 많은 무리가 힘을 모아 이겨 낸다는 비유로 읽기도 합니다. 상구의 ‘郊’는 괘사의 ‘野’보다 가까운 성 밖으로 보아, 화합이 아직 넓게 이르지 못한 상태로 풀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와 검토 상태

  • 『주역』 경문(괘사·효사) — 통행본(왕필본·『주역전의』 계열) 원문.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상전(대상전) — 각 괘의 ‘象曰’ 구절 가운데 괘 전체의 상을 풀이한 대상(大象).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서괘전 — 64괘가 이어지는 차례를 설명한 역전(易傳).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의 원 편집부 번역·풀이 — 한국어 독음·번역·쉬운 풀이·질문·이야기 연결은 이 앱을 위해 새로 작성한 글입니다. 생성 도구의 도움을 받은 초안이며, 공개 출시 전에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야 합니다.

검토 전 초안입니다.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 다듬어질 예정이에요. 콘텐츠 버전 2026.11.07-draft.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