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 · 겸괘

지산겸

地山謙

높은 산이 땅 아래에 몸을 숨기듯, 자신을 낮추어 끝까지 좋게 마치는 겸손의 길입니다.

  • 겸손
  • 균형
  • 고른 나눔
  • 끝맺음
원판에서 보기

괘의 구성과 이름

지산겸: 위 곤괘의 땅(地) + 아래 간괘의 산(山) + 겸

64괘의 정식 이름은 위 괘의 자연 + 아래 괘의 자연 + 괘 이름으로 지어요. 8괘의 자연 상징을 훈음(예: 하늘 천 天)으로 읽고, 그 음을 이름에 넣습니다. 위아래가 같은 괘면 ‘거듭 중(重)’을 붙여요.

괘사卦辭 · 괘 전체에 붙은 말

원문

謙:亨,君子有終。

독음

겸 형 군자유종

번역

겸은 형통하니, 군자는 끝맺음이 있다.

대상전大象傳 · 괘의 모습에서 배우기

원문

地中有山,謙;君子以裒多益寡,稱物平施。

독음

지중유산 겸 군자이부다익과 칭물평시

번역

땅 가운데 산이 있는 것이 겸이다. 군자는 이를 보고 많은 것을 덜어 적은 것에 보태며, 사물을 저울질하여 고르게 베푼다.

위에 땅(곤), 아래에 산(간)이 있습니다. 높은 산이 땅 아래로 몸을 숨긴 모습입니다. 높이가 있으면서도 드러내지 않고 낮은 곳에 머무는 장면입니다. 대상전은 이를 보고 많은 데서 덜어 적은 데에 보태 고르게 나누라고 합니다. 겸손은 말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넘치는 것을 덜어 균형을 맞추는 실천이라는 뜻입니다.

쉬운 풀이

겸(謙)은 겸손을 뜻합니다. 높은 산이 땅 아래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니, 실력과 덕이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낮추는 사람을 나타냅니다. 겸괘는 여섯 효가 모두 길하거나 이롭다고 말하는 드문 괘로 자주 꼽힙니다. 그만큼 겸손이 어떤 자리에서든 통하는 덕이라는 뜻입니다. 괘사는 ‘군자는 끝맺음이 있다’고 합니다. 교만한 사람은 처음에는 빛나도 끝이 나쁘기 쉽지만, 겸손한 사람은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아도 끝까지 좋게 마칩니다. 다만 겸손은 무조건 자기를 감추는 것이 아닙니다. 구삼은 공로가 있으면서 겸손하고, 육오와 상육은 필요할 때 단호하게 바로잡는 일도 말합니다. 대상전의 ‘많은 것을 덜어 적은 것에 보탠다’는 말처럼, 겸손은 넘침과 모자람을 고르게 하는 균형의 감각입니다.

일상에 비추어 보기

  • 성과를 인정받았을 때 함께한 사람들의 몫을 먼저 이야기하고, 다음 일에서 그 공을 나누어 보세요.
  • 회의에서 말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이 있다면, 발언 기회를 고르게 나누는 작은 조정부터 해 보세요.

오늘의 질문

내 삶에서 넘치는 것을 덜어 모자란 곳에 보태야 할 부분은 어디인가요?

여섯 효아래(초효)에서 위(상효)로

초육初六

아래에서 첫 번째 효

謙謙君子,用涉大川,吉。

겸겸군자 용섭대천 길

겸손하고 또 겸손한 군자이니, 이로써 큰 내를 건너도 길하다.

맨 아래의 음효는 이미 낮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더 낮추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겸손을 두 번 겹쳐 ‘겸겸(謙謙)’이라 부릅니다. 이렇게 겸손한 사람은 큰 내를 건너는 것 같은 어려운 일에도 길하다고 합니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니 다투는 사람이 없고, 배우려는 마음이 있으니 도움을 얻기 쉽기 때문입니다. 가장 낮은 출발점에서 몸에 밴 겸손이 큰 도전을 건너는 힘이 됩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새롭고 어려운 일을 시작할 때 아는 척하기보다 배우는 자세로 낮추어 들어가 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처음 해 보는 일 앞에서 모르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물어볼 수 있나요?

육이六二

아래에서 두 번째 효

鳴謙,貞吉。

명겸 정길

겸손함이 울려 나오니, 바르게 하면 길하다.

둘째 음효는 하괘의 가운데에 바르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명겸(鳴謙)’은 겸손이 마음속에 가득하여 저절로 말과 행동으로 울려 나오는 것을 뜻합니다. 억지로 꾸민 겸손이 아니라 속에서 우러난 것이기에 사람들이 그 울림을 알아봅니다. 원문은 이것이 바르면 길하다고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겸손이 꾸밈이 아니라 진심에서 나오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겸손한 말을 할 때 그것이 꾸밈인지 마음에서 우러난 것인지 살펴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내가 보이는 겸손은 남의 평가를 의식한 것인가요, 아니면 진심에서 나오는 것인가요?

구삼九三

아래에서 세 번째 효

勞謙君子,有終吉。

노겸군자 유종길

수고하고도 겸손한 군자이니, 끝맺음이 있어 길하다.

셋째 양효는 이 괘의 유일한 양효로, 여러 음효가 의지하는 중심입니다. 많은 수고를 하고 공로를 세웠지만 그것을 내세우지 않고 겸손을 지킵니다. 공이 있으면서 자랑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낮추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원문은 이런 사람이 끝맺음을 잘하여 길하다고 합니다. 괘사의 ‘군자는 끝맺음이 있다’는 말이 가장 잘 드러나는 효로, 겸괘의 주인공이라 할 만합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애써 이룬 일이 있을 때 그 공을 내세우고 싶은 마음을 알아차리고 조용히 다음 일로 이어 가 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내가 가장 수고한 일에서, 공을 인정받지 못해도 기꺼이 마무리할 수 있나요?

육사六四

아래에서 네 번째 효

无不利,撝謙。

무불리 휘겸

이롭지 않음이 없으니, 겸손을 널리 펼친다.

넷째 음효는 위로는 존귀한 육오를 받들고 아래로는 공이 큰 구삼 위에 있는 자리입니다. 위아래 사이에서 자칫 어색해지기 쉬운 위치입니다. 원문은 여기서 ‘휘겸(撝謙)’, 곧 손을 펼치듯 겸손을 행동으로 두루 드러내라고 합니다. 윗사람을 존중하고 공로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겸손을 실천하면 이롭지 않음이 없습니다. 중간 자리에서 겸손은 관계를 부드럽게 잇는 다리가 됩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위아래 사이에 낀 자리라면 양쪽을 존중하는 겸손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 주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중간에서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을 때, 양쪽 모두를 존중하는 구체적인 행동은 무엇일까요?

육오六五

아래에서 다섯 번째 효

不富以其鄰,利用侵伐,无不利。

불부이기린 이용침벌 무불리

부유하지 않아도 이웃과 함께하니, 쳐서 바로잡는 것이 이로우며 이롭지 않음이 없다.

다섯째 음효는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부드럽고 겸손합니다. 재물이나 권세로 끌어당기지 않아도 이웃이 따르니 겸손의 힘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그런데 원문은 뜻밖에 ‘침벌(侵伐)’, 곧 쳐서 바로잡는 것이 이롭다고 합니다. 겸손이 끝없이 물러서는 것만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모두가 함께 지키는 질서를 끝내 해치는 이가 있다면 단호하게 바로잡아야 합니다. 겸손과 원칙은 서로 부딪치지 않고 함께 갈 수 있습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겸손하게 대하되, 함께 지켜야 할 원칙이 무너질 때는 분명하게 바로잡는 태도를 살펴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부드러움과 단호함 사이에서, 지금 단호해져야 할 일을 미루고 있지는 않나요?

상육上六

아래에서 여섯 번째 효

鳴謙,利用行師,征邑國。

명겸 이용행사 정읍국

겸손함이 울려 나오니, 군대를 움직여 자기 고을과 나라를 바로잡는 것이 이롭다.

맨 위의 음효도 육이처럼 ‘명겸’, 곧 겸손이 밖으로 울려 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겸손이 끝에 이른 자리라, 이름은 났지만 뜻을 다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원문은 이때 군대를 움직여 자기 고을과 나라를 바로잡으라고 합니다. 남을 치기보다 자기 영역부터 다스리라는 말로 읽을 수 있습니다. 겸손이 지나쳐 무력해지지 않도록, 먼저 자기 안팎을 바로 세우는 실천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겸손하다는 평판에 머물지 말고, 내가 책임진 영역부터 실제로 바로 세우는 일에 힘써 보세요.
스스로에게 묻기
겸손함 뒤에 숨어서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을 미루고 있지는 않나요?

앞뒤 괘와 이어 읽기

서괘전 序卦傳

有大者不可以盈,故受之以謙。

크게 가진 이는 가득 채워서는 안 되므로 겸괘로 받았다.

현대적 연결 · 편집 해석

대유괘(14)에서 크게 가지게 되었다면, 겸괘는 그 가득함을 덜어 내고 스스로를 낮추는 지혜를 말합니다. 겸손은 풍요를 오래 지키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낮추어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면 뒤의 예괘(16)에서 함께 즐거워하는 기쁨으로 이어집니다.

이야기로 이어 읽기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길잡이로 삼은 이 앱의 편집 관점입니다.

해석과 판본의 차이

육오의 ‘不富以其鄰’은 부유함에 기대지 않고도 이웃을 얻는다는 뜻으로 많이 풀지만, 겸손하여 스스로 가득 채우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기도 합니다. 상육의 ‘征邑國’을 자기 고을을 바로잡는 것으로 볼지, 따르지 않는 나라를 치는 것으로 볼지도 견해가 갈립니다.

출처와 검토 상태

  • 『주역』 경문(괘사·효사) — 통행본(왕필본·『주역전의』 계열) 원문.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상전(대상전) — 각 괘의 ‘象曰’ 구절 가운데 괘 전체의 상을 풀이한 대상(大象).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서괘전 — 64괘가 이어지는 차례를 설명한 역전(易傳).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의 원 편집부 번역·풀이 — 한국어 독음·번역·쉬운 풀이·질문·이야기 연결은 이 앱을 위해 새로 작성한 글입니다. 생성 도구의 도움을 받은 초안이며, 공개 출시 전에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야 합니다.

검토 전 초안입니다.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 다듬어질 예정이에요. 콘텐츠 버전 2026.11.07-draft.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