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풍정
水風井마을은 바뀌어도 우물은 그대로이듯, 모두를 기르는 근원을 맑게 지키고 나누는 때입니다.
- 우물
- 근원
- 나눔
- 정비
- 공공
괘의 구성과 이름
수풍정: 위 감괘의 물(水) + 아래 손괘의 바람(風) + 정
64괘의 정식 이름은 위 괘의 자연 + 아래 괘의 자연 + 괘 이름으로 지어요. 8괘의 자연 상징을 훈음(예: 하늘 천 天)으로 읽고, 그 음을 이름에 넣습니다. 위아래가 같은 괘면 ‘거듭 중(重)’을 붙여요.
괘사卦辭 · 괘 전체에 붙은 말
井:改邑不改井,无喪无得,往來井井。汔至亦未繘井,羸其瓶,凶。
독음정 개읍불개정 무상무득 왕래정정 흘지역미율정 이기병 흉
번역정은 고을은 바꾸어도 우물은 바꾸지 않으니, 잃는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으며 오가는 이들이 우물을 우물로 쓴다. 거의 이르렀으나 아직 두레박줄이 우물에 미치지 못했는데 그 두레박을 깨뜨리면 흉하다.
대상전大象傳 · 괘의 모습에서 배우기
木上有水,井;君子以勞民勸相。
독음목상유수 정 군자이노민권상
번역나무 위에 물이 있는 것이 정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백성을 위로하고 서로 돕기를 권한다.
아래 손괘는 나무, 위 감괘는 물입니다. 나무 두레박이 물속으로 들어가 물을 길어 올리는 모습이자, 나무가 뿌리로 물을 빨아 가지 끝까지 올리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물은 누구나 와서 마셔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군자는 이를 보고 사람들의 수고를 위로하고 서로 돕도록 이끌었습니다. 모두를 살리는 근원은 함께 가꿀 때 마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쉬운 풀이
정괘는 ‘우물’을 다룹니다. 옛날 마을은 우물을 중심으로 생겼고, 사람들이 이사를 가고 마을의 모습이 바뀌어도 우물은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물을 냈습니다. 그래서 정괘는 시대와 조건이 바뀌어도 사람을 길러 내는 변하지 않는 근원을 상징합니다. 우물은 퍼낸다고 줄지 않고 놔둔다고 넘치지 않으며, 오가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물을 줍니다. 그러나 괘사는 경고도 덧붙입니다. 물을 거의 다 길어 올렸는데 두레박을 깨뜨리면 모든 수고가 헛되게 됩니다. 마무리를 소홀히 하면 좋은 근원도 쓸모가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효사는 진흙으로 막힌 우물, 새는 독, 맑지만 쓰이지 않는 우물, 벽을 고치는 우물, 차고 맑은 샘, 덮지 않고 나누는 우물로 이어집니다. 내가 지닌 재능이나 공동체의 공공 자원을 어떻게 맑게 지키고 나눌지 묻는 괘입니다.
일상에 비추어 보기
- 내가 꾸준히 기대는 마음의 근원(건강, 공부, 관계)을 하나 정해 이번 주에 그것을 돌보는 시간을 따로 마련합니다.
- 공용 공간이나 공동 자료처럼 모두가 함께 쓰는 것을 쓴 뒤에는 다음 사람을 위해 깨끗하게 정리합니다.
- 거의 끝난 일일수록 마지막 확인을 빠뜨리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합니다.
오늘의 질문
내가 가진 것 가운데 다른 사람도 함께 길어 마실 수 있는 우물은 무엇인가요?
여섯 효아래(초효)에서 위(상효)로
초육初六
아래에서 첫 번째 효
井泥不食,舊井无禽。
정니불식 구정무금
우물이 진흙이라 먹지 못하니, 오래된 우물에는 새도 오지 않는다.
초육은 정괘의 맨 아래 음효로, 우물 바닥에 진흙이 가라앉은 모습입니다. 물을 길어도 마실 수 없으니 사람은 물론 새조차 찾아오지 않습니다. 버려진 낡은 우물입니다. 재능이 있어도 돌보지 않고 방치하면 흐려지고, 결국 아무도 찾지 않게 됩니다. 쓰이지 않는다고 탓하기 전에 먼저 내 우물 바닥에 쌓인 진흙을 걷어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오래 돌보지 않은 내 능력이나 습관을 들여다보고, 쌓인 찌꺼기를 걷어 내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 스스로에게 묻기
- 방치해 두어서 흐려진 나의 우물은 무엇인가요?
구이九二
아래에서 두 번째 효
井谷射鮒,甕敝漏。
정곡사부 옹폐루
우물 바닥 샘구멍의 물이 붕어에게나 쏟아지고, 독은 깨져 샌다.
구이는 아래 괘의 가운데 양효로 실력은 있지만, 위에 응하는 짝이 없어 그 물이 위로 길어 올려지지 못합니다. 샘물이 아래로만 새어 작은 붕어에게나 쓰이고, 물을 담을 독마저 깨져 샙니다. 좋은 바탕을 가졌어도 이를 펼칠 통로와 도구가 없으면 쓰임을 얻지 못한다는 모습입니다. 내 능력을 탓하기 전에 그것을 담아 전할 그릇을 살펴보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가진 능력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다고 느낄 때, 그것을 전달할 방법이나 도구가 새고 있지 않은지 점검합니다.
- 스스로에게 묻기
- 내 능력을 사람들에게 닿게 할 그릇은 온전한가요?
구삼九三
아래에서 세 번째 효
井渫不食,爲我心惻,可用汲。王明,並受其福。
정설불식 위아심측 가용급 왕명 병수기복
우물을 깨끗이 쳤는데도 먹지 않으니 내 마음이 슬프다. 길어 쓸 만하니, 왕이 밝으면 모두 그 복을 받으리라.
구삼은 아래 괘의 맨 위 양효로, 바른 자리에 있어 우물이 맑게 정비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길어 마시지 않으니 안타깝습니다. 실력과 준비를 갖추었으나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는 처지입니다. 효사는 밝은 지도자가 있다면 이 물을 길어 써서 모두가 복을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 공동체 전체의 복으로 이어진다는 뜻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인정받지 못해 서운할 때도 맑은 상태를 지키며, 동시에 주변에 숨은 맑은 우물을 알아보는 눈을 기릅니다.
- 스스로에게 묻기
- 내 곁에 준비되었지만 쓰이지 못하는 사람을 알아보고 있나요?
육사六四
아래에서 네 번째 효
井甃,无咎。
정추 무구
우물에 벽돌을 쌓으니 허물이 없다.
육사는 위 감괘의 맨 아래 음효로, 물을 직접 길어 주기에는 힘이 약합니다. 대신 우물 벽에 벽돌을 쌓아 무너지지 않게 고치는 일을 합니다. 당장 물을 내지는 못해도 우물을 오래 쓸 수 있게 만드는 보수의 시간입니다. 눈에 띄는 성과가 없더라도 기반을 다지고 자기를 정비하는 일은 허물이 없으며, 다음의 맑은 물을 위한 준비가 된다는 뜻입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아도 기본기를 다지고 무너진 곳을 손보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 스스로에게 묻기
- 지금은 물을 내기보다 벽을 고쳐야 할 때는 아닌가요?
구오九五
아래에서 다섯 번째 효
井冽,寒泉食。
정렬 한천식
우물이 맑으니 찬 샘물을 먹는다.
구오는 위 괘의 가운데 양효로, 가장 바르고 중심에 있는 자리입니다. 우물물이 맑고 차가워 누구나 길어 마실 수 있으니 우물이 제 역할을 온전히 하는 모습입니다. 차가운 샘물은 깊은 곳에서 솟아난 깨끗한 물을 뜻합니다. 맑은 근원을 지닌 사람이나 제도가 마침내 많은 이에게 실제로 쓰이며 사람들을 살린다는 장면입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내가 가진 좋은 것을 맑게 지키는 데서 멈추지 말고, 실제로 필요한 사람들이 쓸 수 있게 내어놓습니다.
- 스스로에게 묻기
- 내가 지닌 맑은 것이 실제로 누군가를 살리고 있나요?
상육上六
아래에서 여섯 번째 효
井收勿幕,有孚元吉。
정수물막 유부원길
우물물을 길어 올리되 덮지 말라. 믿음이 있으면 크게 길하다.
상육은 정괘의 맨 위 음효로, 우물물이 두레박에 담겨 땅 위로 다 올라온 자리입니다. 정괘의 쓰임이 완성되는 곳입니다. ‘덮지 말라’는 것은 우물을 자기만 쓰려고 막지 말고 누구나 길어 갈 수 있게 열어 두라는 뜻입니다. 변함없이 나누는 믿음이 있으면 크게 길하다고 했습니다. 좋은 것을 독점하지 않고 열어 두는 데서 우물의 덕이 완성됩니다.
- 지금 살펴볼 태도
- 내가 이룬 성과나 지식을 울타리 안에 가두지 말고, 다른 사람들도 쓸 수 있게 열어 둡니다.
- 스스로에게 묻기
- 내가 가진 좋은 것을 덮어 두고 나만 쓰려 하지는 않나요?
앞뒤 괘와 이어 읽기
困乎上者必反下,故受之以井。
위에서 곤궁한 자는 반드시 아래로 돌아오므로 정괘로 받았다.
곤괘에서 위로만 오르다 막힌 사람은 결국 아래로 내려와 근본을 다시 살피게 됩니다. 정괘의 우물은 땅 아래 깊은 곳에서 물을 길어 올려 모두를 기르는 근원입니다. 그러나 오래된 우물도 때로는 새로 고쳐야 하니, 다음 혁괘에서는 낡은 것을 바꾸는 변혁의 때가 이어집니다.
이야기로 이어 읽기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길잡이로 삼은 이 앱의 편집 관점입니다.
해석과 판본의 차이
괘사의 ‘繘’은 두레박줄로, ‘汔至亦未繘井’을 ‘거의 이르렀으나 아직 줄이 우물에 미치지 못했다’ 또는 ‘아직 물을 다 길어 올리지 못했다’로 달리 읽습니다. 구이의 ‘井谷射鮒’도 샘물이 아래 붕어에게나 쏟아진다는 풀이와 우물 속 붕어를 쏜다는 풀이가 있습니다.
출처와 검토 상태
- 『주역』 경문(괘사·효사) — 통행본(왕필본·『주역전의』 계열) 원문.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상전(대상전) — 각 괘의 ‘象曰’ 구절 가운데 괘 전체의 상을 풀이한 대상(大象).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서괘전 — 64괘가 이어지는 차례를 설명한 역전(易傳).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의 원 편집부 번역·풀이 — 한국어 독음·번역·쉬운 풀이·질문·이야기 연결은 이 앱을 위해 새로 작성한 글입니다. 생성 도구의 도움을 받은 초안이며, 공개 출시 전에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야 합니다.
검토 전 초안입니다.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 다듬어질 예정이에요. 콘텐츠 버전 2026.11.07-draft.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