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번 · 항괘

뇌풍항

雷風恆

우레와 바람이 늘 함께하듯, 변화 속에서도 바른 중심을 오래 지키는 길을 말합니다.

  • 지속
  • 한결같음
  • 꾸준함
  • 변화 속의 중심
  • 약속
원판에서 보기

괘의 구성과 이름

뇌풍항: 위 진괘의 우레(雷) + 아래 손괘의 바람(風) + 항

64괘의 정식 이름은 위 괘의 자연 + 아래 괘의 자연 + 괘 이름으로 지어요. 8괘의 자연 상징을 훈음(예: 하늘 천 天)으로 읽고, 그 음을 이름에 넣습니다. 위아래가 같은 괘면 ‘거듭 중(重)’을 붙여요.

괘사卦辭 · 괘 전체에 붙은 말

원문

恆:亨,无咎,利貞,利有攸往。

독음

항 형 무구 이정 이유유왕

번역

항은 형통하여 허물이 없으니, 바르게 함이 이롭고 나아가는 바가 있음이 이롭다.

대상전大象傳 · 괘의 모습에서 배우기

원문

雷風,恆;君子以立不易方。

독음

뇌풍 항 군자이립불역방

번역

우레와 바람이 함께하는 것이 항이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바로 서서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위에는 우레, 아래에는 바람이 있습니다. 우레가 울리면 바람이 일고, 바람은 우레를 따라 멀리 퍼져 나갑니다. 둘 다 쉬지 않고 움직이지만, 늘 함께 짝을 이루는 그 관계만큼은 변하지 않습니다. 군자는 이를 보고 세상이 아무리 움직여도 자신이 서야 할 자리와 나아갈 방향을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쉬운 풀이

항(恆)은 ‘오래 간다’, ‘한결같다’는 뜻입니다. 위의 우레는 맏아들, 아래의 바람은 맏딸을 상징하여, 함괘의 젊은 만남과 달리 오래 함께해 온 부부의 모습으로 풀이됩니다. 함이 서로 느끼며 시작하는 관계라면, 항은 그 관계를 날마다 이어 가는 일입니다. 괘사는 이렇게 오래감이 형통하고 허물이 없다고 하면서, 바름을 지키고 나아가는 것이 이롭다고 덧붙입니다. 여기서 항상됨은 멈춰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해와 달이 쉬지 않고 돌기에 늘 빛나고, 계절이 바뀌기에 한 해가 이어지듯, 움직이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진짜 오래감입니다. 그래서 대상전은 ‘바로 서서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방법은 상황에 맞게 바꾸더라도 지향하는 바는 지키라는 것이지요. 효사들은 처음부터 너무 깊이 구하거나, 마음이 흔들리거나, 엉뚱한 곳을 지키거나, 끝에 가서 들썩이는 등 오래감을 해치는 여러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일상에 비추어 보기

  • 크게 시작한 결심이 흐지부지되었다면, 매일 지킬 수 있을 만큼 작게 줄여 다시 시작해 보세요.
  • 오래된 관계에서 익숙함 때문에 소홀해진 약속이 없는지 살펴, 이번 주에 한 가지를 다시 챙겨 보세요.
  • 일하는 방식은 바꾸더라도 지키고 싶은 원칙 한 줄을 적어 눈에 띄는 곳에 두어 보세요.

오늘의 질문

오래 이어 가고 싶은 일이나 관계를 위해 지금 지켜야 할 한 가지는 무엇인가요?

여섯 효아래(초효)에서 위(상효)로

초육初六

아래에서 첫 번째 효

浚恆,貞凶,无攸利。

준항 정흉 무유리

깊이 파고들어 항상됨을 구하니, 고집하면 흉하고 이로운 바가 없다.

맨 아래의 음효로, 오래감이 막 시작되는 자리입니다. 위의 구사와 호응하니 처음부터 깊은 관계와 확실한 약속을 바랍니다. 효사는 이렇게 시작부터 너무 깊이 파고들어 한결같음을 요구하면, 그 태도를 고집할수록 흉하고 이로울 것이 없다고 합니다. 오래감은 처음에 한꺼번에 얻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쌓아 가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새로운 관계나 일에서 처음부터 완벽한 확신을 요구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쌓아 갑니다.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하자마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나요?

구이九二

아래에서 두 번째 효

悔亡。

회망

뉘우침이 없어진다.

아래에서 두 번째 양효로, 양이 음의 자리에 있어 자리는 바르지 않지만 하괘의 가운데를 얻었습니다. 효사는 단 두 글자로 ‘뉘우침이 없어진다’고만 합니다. 자리가 꼭 맞지 않아도 치우치지 않는 중심을 오래 지키면, 처음의 아쉬움이나 어긋남이 점차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오래감의 힘은 완벽한 조건보다 알맞음을 꾸준히 지키는 데서 나온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조건이 완벽하지 않아도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꾸준히 중심을 지킵니다.
스스로에게 묻기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알맞게 꾸준히 해 온 일이 있나요?

구삼九三

아래에서 세 번째 효

不恆其德,或承之羞,貞吝。

불항기덕 혹승지수 정린

그 덕을 한결같이 하지 않으니 혹 부끄러움을 당하게 되고, 그대로 고집하면 부끄럽다.

아래에서 세 번째 양효로, 바른 자리에 있지만 하괘의 끝이라 굳셈이 지나치고 위로 움직이려는 마음이 큽니다. 위의 상육과 호응하니 이리저리 마음이 들떠 한결같은 덕을 지키지 못합니다. 효사는 그러면 어느 때고 부끄러움을 겪게 되고, 이 상태를 고집하면 부끄럽다고 합니다. 『논어』에서 공자도 이 구절을 들어 한결같지 않은 사람을 말한 적이 있습니다.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가 신뢰를 잃게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기분이나 형편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지 않도록 내가 지킬 기준을 분명히 합니다.
스스로에게 묻기
주변 사람들이 나를 한결같은 사람으로 느끼고 있을까요?

구사九四

아래에서 네 번째 효

田无禽。

전무금

사냥에 짐승이 없다.

아래에서 네 번째 양효로, 양이 음의 자리에 있어 제자리가 아닙니다. 효사는 사냥터에 나갔는데 잡을 짐승이 없다고 합니다. 짐승이 없는 곳에서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얻을 것이 없으니, 꾸준함도 엉뚱한 자리에서는 소용이 없다는 뜻입니다. 오래 버티는 것 자체보다 지금 지키고 있는 자리가 맞는 곳인지 먼저 돌아보라는 경고로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오래 붙들고 있는 일이 성과가 없다면, 노력의 양보다 방향이 맞는지를 먼저 점검합니다.
스스로에게 묻기
엉뚱한 곳에서 꾸준히 애쓰고 있는 일은 없나요?

육오六五

아래에서 다섯 번째 효

恆其德,貞,婦人吉,夫子凶。

항기덕 정 부인길 부자흉

그 덕을 한결같이 하여 바르니, 부인에게는 길하고 장부에게는 흉하다.

아래에서 다섯 번째 음효로, 상괘의 가운데에 있으며 아래의 구이와 호응합니다. 부드럽게 따르는 덕을 한결같이 지키니 바르다고 합니다. 그런데 효사는 이것이 부인에게는 길하고 장부에게는 흉하다고 말합니다. 옛 가족 질서를 반영한 표현이지만, 오늘날에는 역할에 따라 알맞은 한결같음이 다르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따르기만 하는 꾸준함이 맞는 때가 있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단해야 하는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그저 따르는 것이 지금 내 역할에 맞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할 때인지 구분해 봅니다.
스스로에게 묻기
익숙하게 따르기만 하던 일 가운데 이제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상육上六

아래에서 여섯 번째 효

振恆,凶。

진항 흉

흔들어 대는 것을 항상으로 삼으니 흉하다.

맨 위의 음효로, 항괘의 끝이자 위 우레의 꼭대기에 있어 움직임이 극에 이른 자리입니다. 효사는 늘 들썩이고 흔들리는 상태를 이어 가니 흉하다고 합니다. 오래감의 끝에서 오히려 차분함을 잃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바꾸려는 모습입니다. 쉬지 않고 바꾸기만 하면 아무것도 뿌리내리지 못하니, 오래 지켜 온 것을 성급하게 흔들고 있지 않은지 살피게 합니다.

지금 살펴볼 태도
변화를 위한 변화에 쫓기지 않고, 지켜 온 것의 가치를 차분히 헤아립니다.
스스로에게 묻기
가만히 두어도 될 일을 괜히 흔들고 있지는 않나요?

앞뒤 괘와 이어 읽기

서괘전 序卦傳

夫婦之道不可以不久也,故受之以恆。恆者,久也。

부부의 도는 오래가지 않을 수 없으므로 항으로 받았다. 항은 오래감이다.

현대적 연결 · 편집 해석

31번 함괘에서 서로 느끼고 통하는 만남이 시작되었다면, 이제 그 관계를 오래 지키는 일이 남습니다. 항은 설렘이 익숙함으로 바뀐 뒤에도 꾸준히 이어 가는 단계입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한자리에 영원히 머물 수는 없으니, 다음 33번 둔괘에서는 물러설 때를 아는 지혜로 이어집니다.

이야기로 이어 읽기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길잡이로 삼은 이 앱의 편집 관점입니다.

해석과 판본의 차이

구삼 효사는 『논어』 자로편에도 인용되어 한결같지 않음을 경계하는 말로 쓰였습니다. 육오의 ‘부인길 부자흉’은 옛 가족 질서를 반영한 표현이므로, 이 초안은 성별이 아니라 역할과 때에 따른 차이로 풀었습니다.

출처와 검토 상태

  • 『주역』 경문(괘사·효사) — 통행본(왕필본·『주역전의』 계열) 원문.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상전(대상전) — 각 괘의 ‘象曰’ 구절 가운데 괘 전체의 상을 풀이한 대상(大象).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 서괘전 — 64괘가 이어지는 차례를 설명한 역전(易傳). 공유 저작물입니다.
  • 주역의 원 편집부 번역·풀이 — 한국어 독음·번역·쉬운 풀이·질문·이야기 연결은 이 앱을 위해 새로 작성한 글입니다. 생성 도구의 도움을 받은 초안이며, 공개 출시 전에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야 합니다.

검토 전 초안입니다. 원문 대조와 한국어 교열을 거쳐 다듬어질 예정이에요. 콘텐츠 버전 2026.11.07-draft.1